서론
드로잉을 어느 정도 그리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지점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기법은 늘었는데, 내 그림은 왜 늘 비슷할까?”
“잘 그린 그림을 따라 그리면 그럴듯해 보이는데, 이게 정말 내 그림일까?”
저 역시 펜 드로잉을 꾸준히 연습하면서 한동안 이런 고민을 반복했습니다. 선 긋기와 명암 표현은 익숙해졌지만, 막상 스케치북을 넘겨보면 어딘가 남의 그림을 닮은 흔적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드로잉 스타일은 갑자기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된 선택과 연습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드로잉 스타일은 단순한 그림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략하며, 어떤 방식으로 선을 남기는지까지 포함한 하나의 시각적 언어입니다. 그리고 이 언어는 의식적인 연습과 기록을 통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막연한 ‘스타일 찾기’에서 벗어나 실제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단계별 연습 방법과 워크숍 방식의 접근법을 정리합니다. 남을 따라 그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나만의 선택과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함께 살펴보며, 꾸준한 연습이 어떻게 개성으로 이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1. 드로잉 스타일이란 무엇인가?
드로잉 스타일은 ‘선, 색, 구성, 주제 선택’ 등 모든 시각적 요소의 조합입니다. 예술에서 스타일은 단순히 보기 좋은 형태를 넘어서 창작자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까지 반영됩니다.
- 사실적 스타일: 세밀한 묘사와 구조적인 표현 중심
- 감성적 스타일: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선과 구도 사용
- 그래픽적 스타일: 패턴, 반복, 구성미를 강조
- 내러티브 스타일: 이야기나 상황을 담은 장면 중심의 표현
2. 드로잉 스타일을 찾는 단계별 워크숍
1단계: 다양한 스타일 체험하기
먼저 여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따라 그리는 ‘모사’ 과정을 통해 각 스타일의 특징을 체득해 봅니다.
- 좋아하는 작가 5인을 정하고 대표작을 직접 따라 그려보기
- 같은 주제를 다른 작가 스타일로 모사해 비교
- 아날로그(펜, 연필, 수채)와 디지털 드로잉을 모두 체험
이 과정은 선을 다루는 방식, 비례 감각, 명암 처리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히 ‘비슷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까지 기록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2단계: 자신만의 선 연습
선은 드로잉의 뼈대입니다. 굵은 선, 얇은 선, 직선, 곡선, 리듬감 있는 선 등 다양한 선 연습을 반복해 보세요. 단순한 선 긋기부터 시작해서 점, 곡선, 해칭까지 감각적으로 손에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매일 10분씩 선 긋기 루틴
- 1일 1 해칭/크로스해칭 연습
- 눈 감고 감정 표현 선 그리기 (슬픔, 기쁨, 분노 등)
3단계: 나의 ‘좋아하는 것’ 분석하기
스타일은 본인의 관심과 감성에서 나옵니다. 어떤 주제, 어떤 감정, 어떤 구도를 좋아하는지 정리해 보세요.
- 소재: 사람, 동물, 도시, 자연, 사물 중 무엇에 끌리는가?
- 기법: 사실 묘사, 추상화, 감성 표현 중 어느 쪽인가?
- 색감: 흑백 선 중심인가? 색채 감각을 활용하고 싶은가?
나의 취향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표현 방식에 대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4단계: 실험과 변형 시도
이제는 습득한 기술과 감각을 바탕으로 변형 실험을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의 대상을 여러 방식으로 표현해 보면서 ‘나다운’ 그림을 찾아갑니다.
- 같은 사물 3가지 스타일로 그리기 (선 드로잉, 점묘, 수채 등)
- 다양한 도구 조합 시도 (펜+마커, 펜+색연필, 펜+종이 질감 등)
- 한 주제 반복 표현 (예: 매일 다른 방식으로 고양이 그리기 7일)
5단계: 드로잉 다이어리 & 기록
드로잉 스타일은 ‘기록’을 통해 발견됩니다. 스케치북이나 디지털 툴에 날짜별 연습 내용을 남기고, 그림 아래 간단한 설명이나 느낀 점을 적어보세요.
- 드로잉 다이어리: 날짜 + 그림 + 사용 도구 + 느낌 메모
- SNS 공유: 피드백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관찰 습관 강화
- 포트폴리오 폴더 분류: 스타일별, 주제별로 정리
3. 나만의 드로잉 스타일 정리 시트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며 스타일을 구체화해 보세요.
| 항목 | 내 답변 |
|---|---|
| 주로 그리는 주제는? | 건축물, 거리 풍경, 인물 등 |
| 선의 특징은? | 얇고 단정한 편 / 굵고 감정적인 편 |
| 사용 도구 | 펜, 색연필, 수채 등 조합 |
| 강조하고 싶은 표현 | 명암, 감정, 선의 흐름 |
|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감성 | 여백, 고요함, 따뜻함 등 |
4. 워크숍 추천 루틴 예시
아래는 2주간 진행 가능한 실전 워크숍 예시입니다.
1주차:
Day 1: 좋아하는 작가 3명 모사
Day 2: 같은 주제 2가지 스타일로 표현
Day 3: 감정 표현 선 연습
Day 4: 좋아하는 소재로 크로스해칭 연습
Day 5: 점묘 표현으로 작은 사물 스케치
Day 6: 선+색 조합 표현 연습
Day 7: 정리 및 분석 노트 작성
2주차:
Day 8~14: 매일 한 장씩 나만의 스타일로 그리기 + 기록
결론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 드로잉 스타일은 언제 완성되나요?”라고 묻지만, 실제로 스타일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러 소재를 그려보고, 실패와 수정의 과정을 반복하며, 스스로 선택한 방식들이 쌓이면서 서서히 형성되는 결과에 가깝습니다. 선을 굵게 남길지, 디테일을 생략할지, 명암을 얼마나 강조할지 같은 작은 판단들이 반복되며 그것이 곧 나만의 표현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특별한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보다, 꾸준히 그리고 기록하며 자신의 습관을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오늘 그린 한 장이 내일의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이 쌓여 자연스럽게 방향성이 생깁니다.
지금 당장 완성도를 걱정하기보다, 작은 스케치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느리더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연습이 결국 당신만의 드로잉 스타일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드로잉과 일상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잘 그리는 사람의 관찰 습관: 시선·묘사·디테일 꿀팁 (0) | 2025.05.14 |
|---|---|
| 펜 드로잉을 하며 체감한 관찰력과 집중력 변화 (0) | 2025.05.09 |
| 그리기 싫어졌을 때, 다시 펜을 잡게 만든 드로잉 루틴 (2) | 2025.05.08 |
| 드로잉이 주는 심리적 위로: 힐링과 집중력 회복의 도구 (0) | 2025.03.24 |
| 처음 드로잉 시작할 때 유용한 사이트와 책 (0) | 2025.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