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펜 드로잉은 복잡한 도구 없이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그림 방식입니다. 연필처럼 밑그림을 지우지 않아도 되고, 채색처럼 준비 과정이 길지 않아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저 역시 특별한 미술 경험 없이 펜 하나로 그림을 시작했고, 생각보다 오래 이어지고 있습니다. 벌써 펜 드로잉을 시작한지 1년이 되어갑니다. 처음 펜 드로잉을 시작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어떤 펜으로 그려야 할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흔히 사용하는 볼펜으로도 충분할지, 아니면 전용 드로잉 펜을 써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펜 드로잉에 사용되는 펜은 종류에 따라 선의 굵기, 잉크의 흐름, 종이에 닿는 감각이 크게 다릅니다. 만년필은 선의 강약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고, 라이너 펜은 일정하고 또렷한 선을 그리기에 적합합니다. 볼펜 역시 일상적인 도구지만, 꾸준한 연습용으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펜 드로잉에 자주 사용되는 볼펜, 라이너 펜, 만년필을 중심으로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또한 초보자가 자신의 스타일과 사용 목적에 맞는 펜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도 함께 소개합니다. 펜 선택에 대한 고민을 줄이고, 편안하게 드로잉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본론: 펜 드로잉에 사용되는 다양한 펜과 그 선택 기준
1. 만년필 (Fountain Pen)
만년필은 드로잉에서 감성적인 흐름과 자연스러운 선을 원하는 분에게 적합한 도구입니다. 펜촉의 유연성으로 인해 필압에 따라 선 굵기가 미묘하게 달라지며, 손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반영됩니다.
- 장점: 감성적인 선 표현, 잉크 리필 가능, 손에 익기 좋음
- 단점: 잉크가 수성일 경우 워터컬러와 병행 사용 시 번짐 발생 가능
- 추천 사용자: 에세이 드로잉, 감정 표현 중심의 드로잉을 즐기는 입문자
- 추천 브랜드: LAMY Safari, Kaweco Sport, Platinum Preppy
2. 피그먼트 펜 (Pigment Liner)
피그먼트 펜은 일러스트와 아트 저널링 등 정밀한 선묘 작업에 적합한 도구입니다.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어 워터컬러와 병행 사용 시에도 번짐이 없습니다.
- 장점: 다양한 선 굵기 제공, 방수, 정밀한 드로잉 가능
- 단점: 펜촉 마모, 잉크 소모가 빠름
- 추천 사용자: 건축 스케치, 일러스트, 다이어리 드로잉
- 추천 브랜드: Sakura Pigma Micron, Staedtler Pigment Liner
3. 테크니컬 펜 (Technical Pen)
테크니컬 펜은 전문 설계나 제품 디자인에 사용되는 고정밀 드로잉 도구입니다. 항상 균일한 선을 제공하며, 펜촉의 교체가 가능한 리필 구조입니다.
- 장점: 정밀한 라인 작업, 다양한 잉크 색상, 선 굵기 고정
- 단점: 복잡한 구조, 청소와 관리 필요, 상대적으로 고가
- 추천 사용자: 엔지니어링 드로잉, 건축 도면, 테크니컬 일러스트
- 추천 브랜드: Rotring Isograph, Staedtler Marsmatic
4. 딥펜 (Dip Pen)
딥펜은 펜촉을 잉크에 직접 찍어 쓰는 전통적인 드로잉 도구로, 감정의 흐름과 감각적인 선 표현에 탁월합니다. 다양한 펜촉을 교체할 수 있어 표현의 폭이 넓습니다.
- 장점: 강한 필압 반응, 다양한 표현 가능, 펜촉 자유롭게 교체
- 단점: 잉크 보충 필요, 이동 중 사용 어려움
- 추천 사용자: 감성적인 일러스트, 캘리그래피, 애니메이션 원화
- 추천 브랜드: Nikko G, Tachikawa, Speedball
5. 젤펜·볼펜 (Gel & Ballpoint Pen)
가장 일상적인 펜이지만, 드로잉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특히 연습용이나 일기 드로잉, 여행 스케치 등에 적합합니다. 선이 비교적 일정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입문자에게 좋습니다.
- 장점: 저렴하고 휴대성 우수, 연습용으로 적합
- 단점: 선 깊이나 질감 표현 한계
- 추천 사용자: 드로잉 입문자, 일상 스케치, 다이어리 활용자
- 추천 브랜드: Uni-ball Signo, Pilot G2, Zebra Sarasa
결론: 도구는 시작일 뿐, 진짜는 손끝의 감각
어떤 펜을 선택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손에 맞는 펜’을 찾는 것입니다. 완벽한 펜은 존재하지 않지만, 여러분의 스타일과 목적에 부합하는 펜은 분명 존재합니다. 몇 가지 펜을 직접 사용해 보며 그립감, 잉크 흐름, 종이와의 마찰감을 느껴보세요.
펜을 고를 때는 다음 기준을 생각해 보세요.
- 정밀한 선을 원하는가, 감성적인 선을 원하는가?
- 휴대성과 실용성이 중요한가?
- 워터컬러와 병행할 예정인가?
각 펜은 각각의 특성과 제한이 있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드로잉의 즐거움입니다.
피그먼트 펜으로 시작해 딥펜으로 넘어가거나, 만년필로 일상을 그리다 테크니컬 펜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등 도구의 확장은 곧 드로잉의 성장과도 연결됩니다. 중요한 건 꾸준히 그리는 것이며, 도구는 그 여정을 돕는 파트너일 뿐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첫 펜을 선택해 보세요. 그것이 단 하나의 선으로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도구는 시작일 뿐, 중요한 것은 그리는 시간
여러 종류의 펜을 사용해 보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완벽한 펜’을 찾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펜이든 손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고, 결국 자주 쓰게 되는 펜은 사용하기 편하고 부담 없는 도구였습니다. 처음에는 선이 일정하지 않거나 잉크 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펜을 바꾸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차이마저 그림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립감이나 선의 느낌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그려보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펜을 고를 때는 정답을 찾기보다, 자신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먼저 떠올려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정밀한 선이 필요한지, 자유로운 표현이 좋은지, 혹은 휴대하며 자주 그릴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기준을 통해 몇 가지 펜을 번갈아 사용하며 제게 맞는 방식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습니다. 도구는 그림을 대신 그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주 손에 쥐게 되는 펜은 자연스럽게 그리는 시간을 늘려주고, 그 시간이 쌓이면서 손끝의 감각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오늘 어떤 펜을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그 펜으로 실제로 한 번 더 그려보는 일일 것입니다. 그 한 번의 선이 다음 그림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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