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을 시작한 초보자들이 자주 느끼는 벽 중 하나는 “전공자와의 실력 차이”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도 전공자의 그림과 비전공자의 그림이 비교되며 “역시 배운 사람은 다르구나”라는 반응이 나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드로잉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두 집단의 드로잉 방식, 시선, 연습 습관, 스타일과 강점을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드로잉을 막 시작한 비전공자들이 전공자의 강점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시선의 차이 –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
🖋 전공자는 '구조'와 '관계'를 본다
전공자는 그리기 전에 대상을 '분석'합니다. 눈앞의 사물이나 인물, 풍경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해석하죠. 예를 들어 인물을 그릴 때 전공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파악합니다.
● 비례: 얼굴의 전체 크기 대비 눈, 코, 입의 위치
● 방향: 턱이 들렸는지, 고개를 돌렸는지
● 입체 구조: 광대, 이마, 턱선의 굴곡
● 조명 방향: 빛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따른 명암 분포 이처럼 전공자의 시선은 훈련된 '설계자'에 가깝습니다. 무언가를 표현하기에 앞서, 어떻게 재료를 배치할지 고민하는 구조적 시선이 선행됩니다.
🖋 비전공자는 '느낌'과 '인상'을 본다.
비전공자는 그림을 그릴 때,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도 하지만 더 자주 자신의 인상이나 감정을 중심으로 해석합니다. 형태의 정확성보다 ‘예뻐 보이는 부분’, ‘기억에 남는 인상’, ‘그릴 때 재미있는 부분’에 집중하죠. 예를 들어 나무를 그릴 때 전공자는 나뭇가지의 입체 구조와 빛의 흐름을 따라 묘사한다면, 비전공자는 바람에 흩날리는 감정, 나뭇잎의 느낌을 과장하거나 단순화시켜 표현하기도 합니다.
👉 결론
전공자는 '사실 중심의 눈', 비전공자는 '감성 중심의 눈'을 갖고 있으며, 서로 다른 방향이지만 모두 드로잉의 중요한 시선입니다.
2. 습관의 차이 – '연습 방식'이 전혀 다르다.
🖋 전공자는 단계적, 반복 중심의 연습 전공자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게 된 것이 아니라, 잘 그리도록 훈련받은 것입니다.
● 매일 수백 번 선 긋기, 해칭, 정물 묘사
● 투시도, 명암 단계, 구도 연습
● 실기 시험 대비를 위한 실전 중심의 훈련
● 구체적인 피드백과 첨삭 기반의 수정
이처럼 전공자는 실수를 반복하며 교정하고, 근육처럼 그림을 단련합니다. 특히 ‘정확하게 보는 법’과 ‘균형 잡힌 구도 만들기’에 익숙하죠.
🖋 비전공자는 자율적, 직관 중심의 연습 비전공자의 연습은 훨씬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유튜브 튜토리얼을 따라 하고, 누군가는 일기처럼 드로잉을 하고, 누군가는 완성작보다는 낙서처럼 자유롭게 접근합니다.
● 정해진 커리큘럼보다는 관심사 위주
● 반복보다는 재미와 감각 중심
● '잘 그리고 싶다'보다 '그리고 싶다'가 동기 감정 기반의 연습량은 많지만 체계가 없을 수 있음
이러한 자유로운 접근 방식은 고유한 스타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기초 없이 표현만 추구하면 어느 순간 ‘한계’를 느끼는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 결론
전공자는 '기초를 기반으로 한 표현', 비전공자는 '표현을 기반으로 한 감각'이 강점입니다. 비전공자도 일정 부분 기초를 보완하면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표현과 스타일 – 정확성과 개성의 경계에서
🖋 전공자의 표현: 계산된 구조, 안정된 완성도
전공자의 드로잉은 형태와 구조가 정확하고, 빛과 명암의 방향성도 뚜렷합니다. 선의 강약 조절, 화면 구성, 여백의 활용 등이 모두 훈련된 결과로 드러나며 '그림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단점도 존재합니다.
● 표현이 정형화되기 쉬움
● 창의적 시도가 제한될 수 있음
● 실수나 왜곡을 두려워함
즉, 완성도는 높지만 자유로움이 줄어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 비전공자의 표현: 감정의 흐름, 실험적인 구도
비전공자는 틀에 얽매이지 않기에 종종 전공자보다 더 신선한 구도, 의외의 색 배치, 독창적인 터치를 선보입니다. '정답'이 아닌 '표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개성과 감정의 밀도가 강하게 느껴지는 드로잉이 많습니다.
다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 구조 불안정, 비례 어긋남
● 명암, 투시의 논리 부족
● 감각만으로 표현할 경우 실력 상승이 더딤
👉 결론
이상적인 드로잉은 전공자의 '기초력'과 비전공자의 '감성'이 결합된 형태일지도 모릅니다.
4. 서로의 장점은 충분히 배울 수 있다.
● 비전공자도 전공자의 루틴을 일부 차용할 수 있습니다.
→ 선 연습, 해칭 연습, 구도 구성, 투시 이해 등
→ 매일 15분씩 기초 드로잉 루틴을 넣는 것만으로도 드라마틱한 발전 가능
● 전공자도 비전공자의 표현 방식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 정답을 잠시 내려놓고, 감정 중심의 드로잉 시도
→ ‘그림답게’보다는 ‘내답게’ 그리는 자유로움 회복
마무리하며 : 당신의 드로잉에는 ‘정답’보다 ‘지속’이 중요합니다.
드로잉에서 전공자냐, 비전공자냐는 시작점일 뿐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얼마나 자주 표현하느냐입니다. 전공자처럼 정확하게 보는 법을 배우고, 비전공자처럼 감각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당신만의 드로잉은 어느새 정확하면서도 자유로운 예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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